8월부터 현재까지 가장 핫한 시리즈를 꼽으라면, 단연 넷플릭스 <마스크컬>일 것이다.
<오징어게임> <더글로리>에 이어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넷플릭스의 한국 시리즈물이 아닐까.
'넷플릭스'고 OTT고 뭐고 관심 없는 사람들도 <마스크걸>이라는 작품 제목은 한번쯤 들어봤을 테니까.
(물론 원작 웹툰이 워낙 유명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마스크걸>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웹툰:마스크걸 정보는 하단 링크(사진) 참조.
넷플릭스 마스크걸 시놉시스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던 중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그녀의 파란만장한 일대기.
넷플릭스 마스크걸 구성
<1화-김모미>
김모미가 인생에서 원했던 단 한 가지는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것. 마스크걸로 변신하는 이중생활은 그 열망을 채워주었다. 언제까지 이 비밀이 지켜질 수 있을까?
<2화-주오남>
진정한 사랑일까, 광적인 집착일까? 고독한 외톨이 주오남은 마스크걸의 열렬한 팬이다. 그러던 어느 날,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 그는 마스크걸에게 한발짝 더 가까워진다.
<3화-김경자>
가난, 배신, 이혼. 녹록지 않은 인생을 산 김경자. 자신이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비극이 닥치자 결심한다. 자기 손으로 직접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4화-김춘애>
김춘애는 자신을 이용하는 기생충 같은 남자와 불운한 로맨스에 빠져버렸다. 과연 이 구렁텅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5화-김미모>
소원해진 가족을 불쑥 찾아가는 모미. 수년이 흐른 뒤, 모미가 저지른 죄의 여파로 아무 잘못도 없는 한 아이가 고통을 받는다.
<6화-김모미>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감옥살이. 하지만 모미는 거친 이곳의 삶에 서서히 적응해 간다. 어느 날 수상한 편지에 이어 누군가의 방문을 받은 그녀는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한다.
<7화-모미와 미모>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모미. 마침내 복수에 나서는 경자. 적으로 맞선 두 여자는 비로소 정의를 찾을 수 있을까?
넷플릭스 마스크걸 감상
작품에 대한 해석이나 분석은 너무나도 잘 되어있는 글들이 많으니, 나는 내 감상을 생각나는대로 적어보겠다.
1. 마스크 한 겹이 주는 자유.
코시국이 한창일 때, 우스갯소리로 '마기꾼'이라는 말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코와 입을 가리면 미남(미녀 혹은 최소 훈남 훈녀)인데, 마스크를 벗어던지면 '기대했던 것 이하의 외모'를 우리는 '마기꾼'이라 명명?했던 것이다.
한 TV 프로그램엔 마스크를 벗었을 때의 외모가 너무 달라서 고민인 사연자도 등장했다. 그만큼, 이 한 꺼풀의 마스크에 우리의 자신감은 크게 오르락내리락하고, 타인의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리기도 하는 것이다.
고작해야 얼굴 반을 가리는 방역마스크가 이 정도인데, 얼굴 전체를 가리는 마스크라면 그 효과는 더 어마어마하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지극힌 '페니니즘'의 관점에서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하고 싶다는 의도일 수도 있겠고, '내가 아닌 타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갈망에 그 시작점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내 얼굴을 감싼 그 한겹의 마스크에 우리의 인격은 이렇게나 달라질 수 있고,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완결까지 보진 못했지만 <공동경제구역:종이의집>의 인물들 역시 범죄를 지을 땐 하회탈 같은 괴상망측한 가면을 쓰지 않는가.
주인공 모미는 원래의 얼굴에서 자신감을 찾는 대신, 한 겹의 마스크를 덧씌우며 새로운 인격을 만들어냈다.
마스크 안에서 그녀는 한없이 자유롭게 춥을 추기도 하고, 투정을 부리기도 했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구독자들을 향해 애교를 부리기도 했다. (적어도)모미가 사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했던 일이다.
또한, 오남 역시 실제의 마스크를 쓰진 않지만, 가상 세계에서 '전생에원빈'이라는 그럴듯한 마스크를 쓰며 자아를 형성한다.
2. 그 누구에게도 없는 '누가 누굴 욕할 자격'
이 시리즈에 등장하는 인물등 중에서 과연 동정받을 만한 인물이 있을까?
아, 있긴 있다. 미모. 미모의 탄생은 미모의 선택이 아니었을테니까.
자, 일단 미모. 자신이 꿈을 펼치지 못하는 것, 사랑받지 못하는 것을 모두 외모탓인 양 생각했으며, 그런 생각의 발로가 이 기나긴 비극의 시작이 되었다. 물론 허구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지나친 극단으로 갔다는 점도 인정하지만, 최소한의 동정을 요하는 인물이었더면 최소한의 윤리의식은 있었어야지. (유부남 상사를 사랑하고 일부러 그와의 접점을 이어가려는 시도는 어떤 극이라고 해도 이해받을 수 없다.)
춘애. '지팔지꼰'의 전형. 자신을 '계좌' 정도로 생각한 부용에게 무슨 미련이 있어 그와의 인연을 다시 이어가려고 했을까. 그의 잘생긴 외모? 결국 자신의 약점도 외모, 사랑에 빠지는 이유도 외모, 극복하는 방법도 성형. 후반부에 모미와 델마와루이스 저리가랄 우정을 보여주지만, 동정할 수 없는 이유다.
경자. 세상에 가장 무서운 의식. '나만이 피해자다' 라는 의식 아닐까.
오남. 말해 뭐해.
기타 등등.
3.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비극.
이 이야기는 불가항력적인 이야기다. 충분히, 얼마든지, 애초에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야기다.
첫번째. 애초에 모미의 컴플렉스가 외모였다면, 성형수술을 했으면 됐다.
삼천 들었다며.그럼 직장인으로서 충분히 모을 수 있는 돈인데. 심지어 부업으로 BJ까지 하고 있었는데 뭐가 부족해서 괴상망측한 마스크를 쓰고 이 엄청난 비극을 만들어내야만 했는지 의문이다.
두번째. 후반부의 모든 비극을 막을 수 있었던 한 마디.
"미모는 주오남 딸이에요!" 이 한마디였다면 모든 방대한 사건들이 멈춰질 수 있었을텐데. 멈춰지는게 뭐야. 어쩌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해피엔딩.경자는 손자를 안아보는 게 평생의 소원이었던 사람인데. 미모가 오남의 딸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그렇게 어마어마한 방법으로 미모에게 위해를 가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마지막까지 경자에게 그 한 마디를 하지 않는 모미가 너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우격다짐으로 싸울 일이 아니었을텐데...어차피 평생을 교도소에 있어야 하는 모미로서는 경자가 미모의 보호자가 되는 것이 나쁜 선택은 아니었을 것이다.
<마스크걸>은 보고나면 기분이 썩 유쾌한 작품은 아니다.
나는 웹툰은 보지 못했지만, 어쨌든 사실적 묘사는 영상이 더 할테니...
극 전반을 아우르는 '그로테스크' 그 자체.
미술 감독은 박찬욱 감독과 함께 작품을 했던 류성희 감독의 작품답게, 한없이 어두운 가운데 화려하며, 지극히 연극적인 동시에 동적이다.
그렇기에 불쾌하면서도 압도적이다.
이런 기분이 괜찮다면, 그렇다면 추천.
이 작품이 외모지상주의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하면 오산. 한 개인의 잘못된 가치관이 불러일으킨 비극이라고 선 긋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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