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이 좋고. 또 사람이 힘들다.
'그냥 신경쓰지 마' 란 말이 제일 어렵다.
신경이 쓰이는데 어떻게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있지.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 란 말 다음으로 무책임한 위로. '신경쓰지 마.'
마음속엔 항상 다른 사람에 미움을 사게 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 있다.
이렇게까지 눈치보며 사는데 그럴리 없어, 라며 나를 다독이지만.
마음이 자꾸 말을 하는 걸 어쩔 수가 있나.
내 마음 속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내 편이 아닐 수가 있나.
이런 생각을 한다는 걸 다른 사람에게 들키면 그 사람이 나를 얕잡아보고 실망하게 될까마 무섭다.
사실 타인의 '괜찮다' 란 말이면 충분할 나인데, 실망시키 싫으니까,
차마 난 어떤 사람이야 물어보진 못하고 책을 펼쳐본다.
그렇게 요 며칠 사이에 펼쳐본 인간관계 어쩌고 하는 책만 세 네 권.
어떤 부분은 도움이 되고, 어떤 부부는 그냥 흔한 조언이지만.
받아적고, 또 받아적는다.
누가 그랬거든. 생각이 글이 되는 순간 그 말엔 힘이 생긴다고.
그렇지만 세상에 내 마음을 백프로 헤아리고 공감하는 책은 없는 것 같다.
나 같은 마음의 주인의 오로지 나 뿐일 거라는 생각에 외롭고 또 외로워진다.
나를 위로 하려면 내 글을 써야하는데, 그럼 그 글은 나란 사람 자체일텐데,
그게 또 다른 사람에게 외면을 받으면 어쩌지. 걱정은 걱정의 꼬리를 문다.
늘 이런 식이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미우면서도,
내가 이렇게 어떤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정도밖에 안 된다니. 또 실망이다.
나는 언제쯤 나를 안아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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