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살아도 나아지는 것은 없고, 물가는 자꾸만 오르고... 내가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세상의 '부품'으로서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암울해질 때면 여지없이 생각나는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에 대해 알아보자.
감독 : 안국진
출연 : 이정현
줄거리
제가 이래봬도 스펙이 좋거든요. 제 자랑은 아니지만 자격증이 한 14개? 어렸을 때부터 손으로 하는건 뭐든지 잘했어요~ 근데 결국 컴퓨터에 일자리를 뺏겼죠. 그래도 다행이 취직도 하고, 사랑하는 남편까지 만났어요. 그래서 둘이 함께 살 집을 사기로 결심했죠. 잠도 줄여가며 투잡 쓰리잡 열심히 일했어요. 근데 아무리 꾸준히 일해도 빚은 더 쌓이더라고요. 그러다 빚을 한방에 청산할 기회가 찾아왔는데! 왜 행복을 방해하는 사람들이 자꾸 생기는 걸까요? 이제 제 손재주를 다르게 써보려고요. 더 이상 당하고만 있지 않을 거예요! 5포세대에 고함! 열심히 살아도 행복해 질 수 없는 세상, 그녀의 통쾌한 복수가 시작된다! [네이버영화]
결말
수남은 결국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에 손을 놓고 만다. 그저 열심히 살면 다 될거라고, 다 좋아지고 행복해질 거라 믿었지만, 수남이 새로운 마음을 먹을 때마다 세상은 보란듯이 수남을 떨치고, 떨구고 쫓아내는 것. 스스로의 성실함에 배신당한 수남은 결국 살인을 저지르고, 자신을 체포하러 온 형사들에게 자신의 처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형사들은 수남을 가엽게 여기긴 하지만 그렇다고 수남이 저지를 죄마저 덮어둘 수는 없는 법. 결국 수남은 체포되는데... 이 때, 수남은 두 형사를 살해한다.
감상
보는 내내 박찬욱의 영화가 생각났고,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도 생각났다. 영화가 가진 색채와 전반적인 분위기와 문제의식은 박찬욱의 영화와 닮아있었고, 한 여자가(한 때지만 바보같이, 그저 열심히 살고자 하는 마음뿐이었던) 냉혹한 현실에 밟혀 세상에 복수하기 시작한다는 점에서는 김복남과 닮았다. 다른게 있다면 이 영화의 주인공 수남은 복수 하기위해 복수했다기 보다는, 그저 살기 위해 발버둥쳤을 뿐인데, 그 발버둥이 사람은 죽이고 살릴 수 있을 정도로 살벌한 일에 가까웠다는 점. (의식하고 안 하고의 차이?) 나는 사실 이렇게 극단적인 영화는 좋아하지 않는다. 주인공은 아주 선량한데 세상이 전부 잘못됐다, 라는 식의 주제의식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류의 영화가 보는 이들을 몰입시키고 압도하는 힘이 있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겠다. 귀 수술 장면이나, 절단된 손가락, 사람은 세탁기에 넣고 돌린다든가 하는 자극적인 장면들에선 나도모르게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그러면서도 끝까지 보긴봤다. 이러한 영화가 나올 수밖에 없는 현실은 안타깝지만, 또 암흑같은 현실 때문에 이러한 영화가 탄생할 수 있었던 거라면... 좋아해야 되나, 싫어해야 되나.
관전포인트
단연 이정현의 연기는 소름돋는다.
'저 돈 벌어야 되여...'하면서 우는 장면에선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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