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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오만가지] 마음의 위치 : 가로막 나는 어렸을 때부터 항상 '마음의 위치가 어디일까' 궁금했다. 내가 (조금 많이) 어렸을 때 끄적인 글엔, '마음의 위치가 어디인지 모르니까 아파도 치료할 방법이 없다.' 라고 적혀있기도 하다. '아프지만 어딘지는 모름' 이 어린 내가 정의한 '마음의 위치'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알 것 같다. 마음의 위치를. 그리고 마음이 아플 때 왜 숨이 막힌다고 하는지도. 마음의 위치는 숨을 크게 들이 마실 때 흉부 제일 끄트머리에서 마지막으로 딸려오는 가로막이다. 그래서 숨을 쉴 때마다 긴 숨 끝에 딸려오는 그 마지막 숨이 아프고 뻐근해지는 것이다. 감히 다음 숨을 쉴 엄두조차 나지 않는 것이다. 호흡을 가장 아래를 지지하는 가로막 그 어디쯤. 내가 실감하는 마음의 위치. 2023. 9. 21.
[하루에오만가지] 친절함을 가장한 무례함. 오픈 50일차. 카페를 오픈하고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놀랍게도 "커피 얼마예요?" "OO(메뉴이름) 있어요?" 가 아닌, "여기 차리는데 얼마 들었어요?" "월세는 얼마예요?" "매출은 얼마나 나와요?" 이다. 이제는 어느정도 적응이 됐지만 (그렇다고 화가 안 나는 건 아니지만) 오픈 후 우왕좌왕하며 정신이 없을 때 저런 질문을 들으면 '이게 대체 무슨 무례함이지? 그래도 손님이니까 대략이라도 대답을 해줘야하는 건가?'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왜 저 질문이 무례하냐고? 하나의 점포를 한 명의 인격체로 본다면 이야기는 간단하다. 내가 누군가와 처음 만난 자리에서 상대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어떨까? "적금이나 보험은 어떻게 얼마나 하고 있어요?" "연봉은요?"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고요? 그러면 얼마.. 2023. 9. 21.
[하루에오만가지] 7평짜리 거대 쇼케이스 안의 삶. 오늘도 8시에 문을 열었다. 아니 조금 더 일찍 열었다. 7시 30분과 8시 그 어디쯤. 아, 출입문에 예쁘게 새겨 넣었던 마감시간은 어제 퇴근과 동시에 뜯어버렸다. "장사 시작한 지 얼마나 됐다고..." 하면서 사장의 의지없음을 욕할 수도 있는 부분이긴 하나, 사실 요 근래 단 하루도 쉬지 못했고 (그래 어차피 이것도 핑계지), 아무도 나를 쪼지 않는데 끝없이 밀려오는 매출압박.... 이 멘탈로 오후 8시까지 버티는 일은 내 정신건강에 너무도 해를 끼치는 일일 것 같아 현재 오후 6시에 퇴근하고 있다. 우리, 아니 나의 매장은 평수에 비해 창이 크다. 카운터(내가 앉아 있는 곳)를 중심으로 거대한 창이 양 옆으로 펼쳐져 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그냥 다 쳐다본다는 것이다. 인테리어 공사 기간이 길었.. 2023. 8. 8.
[하루에오만가지] 찐 자영업자의 삶. (인실좆 체험기) 오늘은 오픈 7일차. 거창하게 말하자면 가오픈으로 한 주를 보낸 뒤의, 정식 오픈일이다. 그러나. 하지만.... 현실은 어떻게 인테리어 공사 할 때보다 사람이 없냐구 ㅋㅋㅋㅋㅋㅋ 인테리어 공사기간에는 그렇게들 이 자리에 뭐 들어오냐 캐묻던 사람들이... 정작 오픈 한 후에는... 한 명도 보이지 않는 이 허탈함... 이런 하소연을 친구나 지인들한테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주로 안면을 튼 주변 상인 분들에게 징징거리고 있는 중인데.... 쪼꼬만 여자애 하나가 열심히 살아보려고 아등바등하는 게 느껴져서인지 상인분들은 하나같이 따뜻하다. "야, 지금 너무 더워서 길거리에 사람이 없다, 봐라~" "8월 둘째주 까지는 어쩔 수 없어. 그렇게들 놀러를 갔다더라. 잘 될 거야, 걱정하지마." 휴가철이라서, 날.. 2023. 8. 7.
20230521 오늘은 정말 술 먹지 말아야지 - 멀쩡한 [뿅뿅지구오락실2]인데 흥미가 떨어진 이유. 술을 되도록 안 먹고자 했지만... 일주일간 열심히 알아보고 계획했던 일들이 빠그라짐. 안 마실 수가 없지. 물론 향후 6개월 간 이런 일은 허다하게 많을 것이다. (아 그리고 한가지 굳이 설명하자면, 최근에 '술 먹지 말아야지' 시리즈를 안 썼는데, 그 긴 기간동안 내가 금주를 했던 건 절대 아니다. 아니고... 그냥 음... 그랬다. 이제는 꼬박꼬박 써야지.) ○ 오늘의 친구 : 카스 라이트 (사진은 355지만 나는 500 마심) ○ 안주 : 훈제오리 + 단호박 찹쌀도넛, 그리고 갑자기 웬 지구오락실이냐고? .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예능이다. 나에게 2022년 여름은 "로 인해 행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며 나는, 나보다 족히 열 다섯살은 어릴 이영지를 정말 '리스펙'까지 한다. 그렇게 오매불.. 2023.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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