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픈 7일차.
거창하게 말하자면 가오픈으로 한 주를 보낸 뒤의, 정식 오픈일이다.
그러나. 하지만....
현실은 어떻게 인테리어 공사 할 때보다 사람이 없냐구 ㅋㅋㅋㅋㅋㅋ
인테리어 공사기간에는 그렇게들 이 자리에 뭐 들어오냐 캐묻던 사람들이... 정작 오픈 한 후에는... 한 명도 보이지 않는 이 허탈함...
이런 하소연을 친구나 지인들한테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주로 안면을 튼 주변 상인 분들에게 징징거리고 있는 중인데....
쪼꼬만 여자애 하나가 열심히 살아보려고 아등바등하는 게 느껴져서인지 상인분들은 하나같이 따뜻하다.
"야, 지금 너무 더워서 길거리에 사람이 없다, 봐라~"
"8월 둘째주 까지는 어쩔 수 없어. 그렇게들 놀러를 갔다더라. 잘 될 거야, 걱정하지마."
휴가철이라서, 날이 너무 더워서... 를 위안삼아 버티기엔 가게 안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들이 참 고문이다.
시장이 한 눈에 들여다보이는 자리. 유동인구가 많아 당연히 평타는 칠 줄 알았던 상권이었지만,
유통인구의 70~80%는 '대체 커피 밖에서 왜 사먹는지 의문'인 어르신들이고...
젊은 사람들의 손엔 너도나도 큰 길가에 위치한 메가커피의 테이크아웃잔을 들고 다닌다.
이래서 요즘은 스타벅스의 경쟁업체는 커피빈, 투썸 등등이 아닌 메가커피라고 하는 거겠지.
오픈 이래 매일 방문해주시는 고객들, 그리고 커피 맛있다고 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출근한 보람은 느끼지만, 언제까지 내가 보람으로만 버틸 수 있을지는. 나도 의문.
그래서 괜히, 당연히 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며 쳐다도 보지 않았던 배민 전단지도 끄적거려보고...
배달대행업자 명함도 요리조리 돌려본다.
현실은 정말 현실.
인생은 진짜 실전이라는 것을.
내 나이 만 34살에 깨닫게 된다.
그래도 오늘 월세랑 전기, 수돗세는 벌었잖아.
마음 편히 먹자.
그리고 환하게 웃으며 매장에 방문하는 손님들을 맞이해보자.
중곡동 80-1 스몰커피.
여기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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