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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오만가지] 친절함을 가장한 무례함.

by nspiceno1 2023.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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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의 운치는 좋지만 매출은 폭망인 스몰커피 :)

 

오픈 50일차.

카페를 오픈하고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놀랍게도 "커피 얼마예요?" "OO(메뉴이름) 있어요?" 가 아닌, 

"여기 차리는데 얼마 들었어요?" "월세는 얼마예요?" "매출은 얼마나 나와요?" 이다.

 

이제는 어느정도 적응이 됐지만 (그렇다고 화가 안 나는 건 아니지만)

오픈 후 우왕좌왕하며 정신이 없을 때 저런 질문을 들으면

'이게 대체 무슨 무례함이지? 그래도 손님이니까 대략이라도 대답을 해줘야하는 건가?'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왜 저 질문이 무례하냐고?

 

하나의 점포를 한 명의 인격체로 본다면 이야기는 간단하다.

내가 누군가와 처음 만난 자리에서 상대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어떨까?

"적금이나 보험은 어떻게 얼마나 하고 있어요?" "연봉은요?"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고요? 그러면 얼마나 남죠?"

 

이렇게 묻는 것과 도대체 무엇이 다른가.

 

이렇게 친절을 가장하며 대놓고 무례한자들이 마지막에 꼭 덧붙이는 말이 있다.

"아휴, 잘 됐으면 싶어서 그렇지. 가게가 너무 예뻐요. 커피도 너무 맛있어요, 자주 올게요!"

그렇게 말하곤 또 다시 방문하는 사람을 본 일이 없다. 

(다시 방문하더라도 똑같은 이야기를 말만 바꿔서 묻고 또 묻다가 사라진다.)

 

 

진심으로 걱정이 된다면, 생면부지의 카페 사장이 정말 잘 되기를 바란다면,

오며가며 가끔씩(정말 어쩌다 한번이어도 좋다) 커피 한 잔 팔아주시면 된다.

그것만으로 충분히 감사한 일이다.

 

자영업자에게는 (특히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는 업장 사장에게는 더더)에게 필요한 것은.

백마디의 '걱정'과 '질문'이 아닌, 

거짓말을 좀 보탰을지라도 '잘 될거다' 라는 '낙관적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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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응원'조차 각종 종교단체의 전도활동의 일환일 수 있으니 주의필요.

이래저래 쉽지 않은 자영업자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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