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26 SEESAW 누군가를 만났는데 서로 다른 우리가 너무 잘 맞을 때, 그 사람에게만큼은 나의 이야기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털어놓을 수 있을 때, 그 사람과 있는 시간이 세상에서 가장 편하다고 생각된다면, 한 번 쯤 생각해보세요. 당신에게 편안함이 상대에겐 노력일 수도 있다는 것. 2023. 2. 24. 누군가를 만나러가듯, 커피. 돈을 절약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가장 먼저 '줄여야지'생각하는 지출이 바로 '커피값'이다. 사실 커피 한 잔 안 마신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그 값 또한 만만치 않은데(요즘 저가 커피도 많긴 많지만) 현재 나의 경제사정을 고려했을 때 '커피값'만한 사치도 없지. 집에 있을 땐 집에서 해결하자, 란 생각으로 집에 구비해둔 커피머신이며, 네스프레소 머신, 원두와 커피캡슐, 드리퍼... 그들의 근황은 어떻게 되었느냐? 찬장에 가득 채워두었던 하얀 드립필터는 노랗게 변색 되어가고, 원두는 유통기한을 넘어서 방향제로 새 출발 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수 많은 머신들 중 가장 만족도가 높다며 지인들에게도 추천했던 네스프레소 머신은 전깃줄에 돌돌말린 채 구석에 처박혀 있으며, 커피캡슐은 이제 그만 나를 터트려 달라고.. 2023. 2. 23. 나를 둘러싼 말들. 어떤 사람은 시시껄렁한 하루 일과를 주고받던 끝에 '우리 그냥 이렇게 평생 깝이나 치다가 가자'고 하고, 어떤 사람은 '우리가 같이 지낸 추억들 갉아먹으면서 오늘도 버텼다'고 말해준다. 어떤 사람은 '우리는 평생 가야하니까 통수치려면 칠천만원 가져오라'고 협박 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너의 배려가 참 고맙다고,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겠다'며 따뜻한 마음을 전해준다. 말의 질감은 모두 다 달라도, 하나같이 나를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는 말들임을 안다. 어디로 가야하나 우왕좌왕 하던 나의 마음도 그제야 제 집을 찾는다. 2023. 2. 20. 마음도 책에서 배우려는 서툰 나에게. 나는 사람이 좋고. 또 사람이 힘들다. '그냥 신경쓰지 마' 란 말이 제일 어렵다. 신경이 쓰이는데 어떻게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있지.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 란 말 다음으로 무책임한 위로. '신경쓰지 마.' 마음속엔 항상 다른 사람에 미움을 사게 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 있다. 이렇게까지 눈치보며 사는데 그럴리 없어, 라며 나를 다독이지만. 마음이 자꾸 말을 하는 걸 어쩔 수가 있나. 내 마음 속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내 편이 아닐 수가 있나. 이런 생각을 한다는 걸 다른 사람에게 들키면 그 사람이 나를 얕잡아보고 실망하게 될까마 무섭다. 사실 타인의 '괜찮다' 란 말이면 충분할 나인데, 실망시키 싫으니까, 차마 난 어떤 사람이야 물어보진 못하고 책.. 2023. 1. 30. 20221123 극과 극의 하루 저 사진은 2022년 11월 23일. 9시 50분 경. 교토 아라시야마 역. 아마도 평생 살면서 잊을 수 없는 날일 것이다. 미리 설명해두자면, 저 뒷모습은 내가 곧 있을 불행을 1도 감지하지 못한, 신이 난 뒷모습니다. 나는 교토에서 보고 싶은 곳이 사실 아라시야마밖에 없었다. 청수사니 닌넨자카 산넨자카 액자정원 어쩌고... 큰 감흥도 없었고 생각도 없었다. 오로니 나는 저기저저저저!! 아라시야마! 역에 도착했을 때, 비도 촉촉하게 내리는 게... 우산은 귀찮지만 참 운치있고 좋다고 생각했다. 여기저기 서서 친구한테 사진도 좀 찍어달라고 졸랐다. 그러나 개찰구를 나가려는 순간!!! 심장이 덜컹 했다. 서둘러 등가방을 내려놓고 큼지막한 배낭가방을 수색하며 "수정아 나 잠깐만!! 지갑이 없어!!" 을 다급.. 2023. 1. 6. 이전 1 2 3 4 5 6 다음 반응형